[경향신문] 오묘한 파묵의 道…하태진 작품전 > NEWS

본문 바로가기

NEWS

[경향신문] 오묘한 파묵의 道…하태진 작품전

석운문화재단
2025-01-08 14:04 204 0

본문

석운(石暈) 하태진씨는 자연 풍경에만 매달려온 몇 안되는 작가이다. 겸재 정선 이후 심전 안중식~청전 이상범으로 이어진 진경산수의 맥을 잇는다는 자긍심과 신념의 결과이다. 한 우물파기는 심오한 경지와 확고한 조형관이 아니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스승 청전으로부터 한국인이 지켜온 전통적인 자연관을 가장 잘 전수한 작가로 자타가 공인한다.


9~22일 서울 인사동 갤러리상에서 열리는 ‘하태진전’은 석운의 이러한 작품세계를 한 눈에 보여주는 자리이다. 출품작은 30~100호에 이르는 실경산수화 40여점이다.


스승 청전이 짧게 끊어치는 운필로 야트막한 야산을 주로 그렸다면 석운은 특유의 발묵·파묵으로 높은 산과 강변 위주의 실경을 담아냈다. 1970년대 깜짝 놀랄 만한 실경산수 실력을 인정받은 그는 이후 신묘하고 오묘한 파묵(破墨·먹의 농담으로 입체감과 생동감을 꾀하는 기법)에 몰입한다. 그의 산수는 파묵의 대가답게 웅혼한 기상과 신비함이 배어 있다.


곰소·고흥·애월리 등 아기자기한 우리 산하는 물론 중국의 황산(黃山)과 장가계(張家界)의 장엄한 풍광을 화폭에 담았다. 모두가 밝고 단아하다. 작가는 “그림은 갈수록 어렵다. 처음엔 구석구석 표현했으나 요즘엔 큰 덩어리만 본다. 그것이 변화라면 변화”라고 말한다.


일획이 만획이라 했던가. 파묵으로 일획의 도(道)를 깨치고 있는 실경산수들이다. (02)730-0330


Copyright ⓒ 경향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게시판 전체검색